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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2

말동무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돈과 건물과 권력과 명예와 인기와 성공을 위한 일이 우선이라면 얼마나 힘 빠지고 재미없는 걸음 걸음인가 돈이 있든지 없든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인기가 별로 없어도 성공이라 부를만한 것 딱히 없어도 말이 통하는 동무 하나만 별처럼 있다면 말이 통하는 말동무 하나를 만나고 싶어서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아무 동무나 만나게 될까 봐 겁나 밥은 굶어도 책은 아무 책이나 읽지 말자 어려서부터 굳은 마음 먹었지 말문이 막히고 숨통이 막히는 오늘 같은 날에도 말동무 삼아서 글을 읽는다 먹먹함 한 줌 고이면 가슴 웅덩이 물길 터주려 차 한 모금 홀짝 홀짝 삼킨다 2021. 2. 5.
산수유 단강의 한해는 산수유로 시작해 산수유로 끝이 납니다. 이른 봄, 단강의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꽃이 산수유입니다. 잎보다도 먼저 노란 꽃으로 피어나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한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가을철, 모든 이파리 떨어지고 나면 빨간 꽃처럼 남는 것이 또한 산수유입니다. 빨갛게 익어 가지마다 가득 매달린 산수유 열매는 열매라기 보다는 또 한 번의 꽃입니다. 콩 타작 마치고. 마늘 놓고 나면 한해 농사도 끝나고, 그러면 사람들은 산수유 열매를 털어 집안으로 들입니다. 멍석에 널어 말린 산수유는 긴긴 겨울, 마을사람들의 소일거리가 됩니다. 씨를 빼낸 산수유를 잘 말려두면 장사꾼이 들어와 근수를 달아 산수유를 사 갑니다. 해마다 값이 다르긴 하지만 한약재로 쓰이는 산수유는 그런 대로의 값이 있어 단강에선 .. 2021.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