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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12

"평화에도 머물지 말라" 신동숙의 글밭(265) "평화에도 머물지 말라" 모처럼 제 방 안에 앉아 있으려니,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이 오고 밤이 옵니다. 지난 시월 한 달 동안의 주말 저녁은 제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홀로 저녁 하늘과 밤하늘을 바라보며, 어둠 속으로 잠기곤 하였습니다. 가야산 해인사 원당암 마당 위로 유난히 하얗게 빛나며 금실거리던 시월의 별들을 바라보다가, 또한 저 별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는 한 마음이 문득 별처럼 떠올라, 가슴이 그대로 고요한 가을밤이 되고 어둠이 되던 순간도 이제는 꿈결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초여름부터 어김없이 들려오던 창밖의 풀벌레 소리가 오늘은 멈추었습니다. 이렇게 고요히 앉아서 귀를 기울이기 전까지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풀벌레들의 침묵입니다. 태화강변을 따라서 아직은 화려한 가을잎.. 2020. 11. 1.
별들의 잔치 한희철의 얘기마을(131) 별들의 잔치 늦은 밤, 마당에 자리를 펴고 누워 하늘을 본다. 별들의 잔치, 별들은 ‘고함치며 뛰어내리는 싸락눈’ 같이 하늘 가득하다. 맑고 밝게 빛나는 별들의 아우성. 별자리들은 저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옆자리 별들은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듣느라 모두들 눈빛이 총총하다. 그들 사이로 은하가 굽이쳐 흐른다. 넓고 깊은 은빛 강물, 파르스름한 물결 일으키며 하늘을 가로질러 흘러온 은하는 뒷동산 떡갈나무 숲 사이로 사라진다. 이따금씩 하늘을 긋는 별똥별들의 눈부신 질주, 당신의 기쁨을 위해선 난 스러져도 좋아요, 열 번이라도, 백 번이라도. 남은 이들의 기쁨을 바라 찬란한 몸으로 단숨에 불꽃이 되는, 망설임 없는 별똥별들의 순연한 아름다움! 자리에 누워 별을 보다 한.. 2020.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