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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2

끊어진 이야기 한희철의 얘기마을(103) 끊어진 이야기 옛날, 어떤 사람이 소를 잃어버렸어요. 소가 여간 귀해요? 큰일 났다 싶어 이 동네 저 동네를 찾으러 다녔죠. 어떤 동네에 이르러 보니 저기 자기 집 소가 있더래요. 어떤 집 외양간에 매어 있는데 분명 자기 소더래요. 집주인을 만나 사정 얘기를 하고선 소를 돌려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집주인이 펄쩍 뛰더래요. 우시장에서 사왔다는 것이죠. 문제가 시끄럽게 되자 할 수 없이 관청에 알리게 되었는데, 소는 한 마리에 서로가 주인이라니 소더러 물어볼 수도 없고 난감한 일이었죠. 그런데 원님이 참 지혜로웠어요. 소에 쟁기를 매게 하고선 한 사람씩 소를 부려보라 한 거예요. 자기 외양간에 소를 매 놓은 사람이 “이랴, 이랴” 아무리 소를 부려도 소가 꿈쩍도 않더래요. 회초리로.. 2020. 10. 4.
하늘의 사랑법 신동숙의 글밭(245) 하늘의 사랑법 오늘도 하늘을 바라봅니다유년의 기억을 되짚어 보아도 말을 배운 기억보다 하늘은 더 앞선 풍경입니다 배고픔보다 더 커다란 허기를 하늘은 언제나 든든히 채워주었지요그러다가 저도 모르게하늘을 닮아가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바라보는 곳으로저의 눈길도 따라서 바라봅니다하늘로부터 햇살이 내려오는 길을빗물이 내려오는 길을 하늘이 걸어가는 길은땅으로 내려오는 길이었습니다어린날에 산길을 내려오다가 만난 다정한 벗강아지풀 토끼풀 꺾어 제 팔목에 매듭짓다 보면뭉친 마음이 어느새 풀처럼 풀리던 기억처럼 하늘의 발걸음은 낮아져가장 낮은 땅으로작고 작은 생명에겐 단비로가난한 집 눅눅함을 말려주는 햇살과 바람으로 하늘은 세상의 모든 생명을 그 둥그런 품에 가득 안고서몸속까지 스며든 살갑고 고마운보.. 2020.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