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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2

평화 한희철의 얘기마을(38) 평화 동네 남자들이 은경이네를 위해 한나절 나무를 같이 했습니다. 한 짐씩 경운기에 실어 날랐습니다. 반장님이 아침부터 방송으로 알리더니 어느 새 한데 모여 나무를 한 것입니다. 은경이 아버지는 지난 가을 팔을 다쳤습니다. 어둔 길 탈곡을 마치고 경운기를 타고 돌아오다가 둔덕을 지날 때 기우뚱 중심을 잃으며 기울어졌는데, 그 순간 미끄러져 내리는 탈곡기를 막다가 팔을 다쳤던 것입니다. 덕분에 은경이네는 얼마 남지 않았던 나무가 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늘 이웃들이 마실 많이 오던 집이 썰렁한 냉방인지라 여느 해처럼 사람들이 모이질 못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은경이네를 위해 나무를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 나서니 마당엔 이내 나무로 가득했습니다. 이웃의 정이 고마운 은경이.. 2020. 7. 27.
낮아진 가슴 신동숙의 글밭(199) 낮아진 가슴 녹아서 일렁이는 마음의 물살은낮아진 가슴으로 흐른다 무심히 길을 걷다가 발아래 핀 한 송이 풀꽃을 본 순간 애틋해지는 건낮아진 가슴으로 사랑이 흐르는 일 제 아무리 어둔 가슴이라도어딘가에 품은 한 점 별빛을 본 순간 아득한 그리움이 출렁이는 건낮아진 가슴으로 사랑이 흐르는 일 내가 만난 가슴 중에서가장 낮아진 가슴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우던예수의 손길에서 맴돈다 눈가에 고인눈물 한 방울이사랑으로 땅끝까지 흐른다 2020.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