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302 어둔 밤의 불씨 신동숙의 글밭(177) 어둔 밤의 불씨 붉은 노을로저녁 하늘에 밑불을 놓아 까맣게 태우는어둔 밤 낮의 모든 밝음을 태우시는 어진 손길 가난한 집 지붕 위에불씨처럼 남겨 둔 하얀 박꽃 한 송이 어둔 밤에 있을지라도낮의 밝은 해를 잊지 말으라시며 까맣게 기름진 밤하늘에 씨알처럼 흩어 둔 하얀 별들 그리움을 지피는 어둔 밤에 불씨 하나 있어 없음을 향하여 제 몸을 지우다가다시금 피어나는 달 2020. 6. 30. 왜가리 할아버지 한희철의 얘기마을(13) 왜가리 할아버지 느긋한 날갯짓으로 내려앉아 어정어정 논가를 거니는 한 마리 왜가리인 줄 알았어요.널따란 논 한복판 한 점 흰 빛깔.흔한 일이니까요.허리 기역자로 굽은 동네 할아버지 피 뽑는 거였어요.난닝구 하나 걸친 굽은 등이 새처럼 불쑥 오른 것이었지요.내려앉은 새처럼 일하시다 언젠지 모르게 새처럼 날아가고 말 변관수 할아버지. (1990년) 2020. 6.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