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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2

때론 거친 숨으로, 그리고 언제나 평화로운 숨으로 신동숙의 글밭(158) 때론 거친 숨으로, 그리고 언제나 평화로운 숨으로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나의 숨을 스스로 쉴 수 있다는 것은 바람의 흐름처럼 어디까지나 자유로운 영역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숨쉬는 일에 타의적으로 침해를 받아 숨이 끊어진 타살로 이어진 일이 최근에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와 한국의 9살 남자 아이가 죽어가던 고통은 마음껏 숨을 쉴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이 끊어져 가던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입에서 새어 나오던 말은 "I can't breathe."였습니다. "나는 숨을 쉴 수 없다.", 계모의 학대로 9살 남자 아이의 몸이 갖힌 곳은 나중엔 더 작은 44cm·60cm의 여행 가방이었습니다. 아무도 아이.. 2020. 6. 5.
소확행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504) 소확행 말에도 생명력이 있어 낯선 말이 어느새 익숙한 말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있다. ‘소확행’이란 말이 그렇다. 소확행(小確幸)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처음 등장한 말이라고 한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을 소확행이라고 했다. 문방구에 들러 잉크와 공책을 샀다. 만년필에 넣을 파란색 잉크와 설교문을 적기에 적절한 노트를 사가지고 나올 때 문득 행복감을 느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그랬다. ‘이런 게 소확행이구나!’ 2020.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