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0362

공성이불거(功成以不居)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5) 공성이불거(功成以不居) 하지도 않은 일을 자기가 한 것인 양 자랑 삼아 드러내면 영락없는 하수다. 눈이 수북이 내린 날, 이른 아침에 보니 누군가 마당을 깨끗하게 쓸었다. 주인대감이 마루에 서서 “누가 쓸었을꼬?” 묻자 냉큼 빗자루가 대답을 한다. “제가 쓸었어요.” 대답을 듣고는 다시 물었다. “정말 네가 쓸었느냐?” “예, 정말 제가 쓸었어요.” 그러자 대감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정말 네가 쓸었다고?” 그제야 빗자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실은, 박 서방이 쓸었어요.” 눈을 쓴 박서방은 지게를 지고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간 참이었다. 좋은 일을 하되 자기가 한 것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도 또 다른 하수다. ‘기자불립 과자불행’(企者不立 跨者不行)이라 했.. 2020. 3. 4.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신동숙의 글밭(99)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국경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정치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종교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진리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이웃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사랑의 문을 여는 열쇠는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 2020. 3. 4.
얼굴을 보니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4) 얼굴을 보니 “목사님, 보고 싶었습니다. 얼굴을 보니 살 것 같네요.”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드리기로 한 날, 예배실황을 인터넷으로 중계하기 위해 교회로 나와 함께 예배를 드린 교우가 예배를 마쳤을 때 다가와 인사를 한다. ‘얼굴을 보니 살 것 같네요.’ 교우들이 지금의 이 상황을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가 그 한 마디 속에 충분히 담겨 있지 싶었다. 힘든 감정을 참으며 어렵게 예배를 드렸는데, 다시 코끝이 시큰했다. 2020. 3. 3.
이 따스한 봄날에, 활짝 기지개 꽃을 피웁니다 신동숙의 글밭(98) 이 따스한 봄날에, 활짝 기지개 꽃을 피웁니다 요가 학원 탈의실에서 왠 아가씨 한 분이 말을 걸어옵니다. 퇴근을 한 직장인들이 다들 바쁘게 도착해서 요가 수련을 하는 저녁 타임입니다. 긴 단발 머리를 곱게 빗은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눈매가 서글서글하고 순한 인상입니다. 그런 아가씨가 저더러 인상이 좋다며 시간이 된다면 같이 밥을 먹고 싶다며 말을 걸어오는 것입니다. 20년 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옥탑방에서 자취를 하며 직장 생활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식사 약속을 잡고는 주말에 성신여대 앞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같이 밥을 먹었고, 차는 제가 사드리고 싶다며 찻집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아가씨는 차도 자기가 사고 싶었는데, 하면서 아쉬운 듯 미안해합니다. 참 맑고 .. 2020. 3. 3.
이름을 지우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3) 이름을 지우다 여전히 진행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신천지의 태도는 혹은 신천지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이런 상황 속에서 누군가 의미 있는 발언이나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에 페북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았다. 고맙고 든든한 눈길이 가는 내용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들도 적지가 않았다. 그들은 일방적으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말들을 쏟아놓고 있었다. 지독한 경멸을 담은 글에 맞장구를 치면서 댓글을 달아 비아냥거리는 사람들, 희번덕거리는 웃음에 광기가 떠오르는 경우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온통 나라를 걱정하고 전염병을 걱정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2020. 3. 2.
한국은 신뢰 국가, 믿음의 씨앗을 뿌리며 신동숙의 하루 한 생각(97) 한국은 신뢰 국가, 믿음의 씨앗을 뿌리며 호주 당국이 타 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와는 다르게, 한국에는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 선진적 의료체계와 투명한 정보 공개를 제시했다. 3월 1일 가디언과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은 ABC 인사이더스와 인터뷰에서 이란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음에도 왜 이란에만 입국 금지령을 내리고 한국에는 내리지 않는지에 대해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뉴욕타임스도 코로나19를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민주적인 방법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매체는 “한국의 조치는 중국과 매우 비교된다”라며 “도시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조치하면서 감염을 최대한 억제.. 2020. 3. 2.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신동숙의 하루 한 생각(96)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이러한 질문을 우리가 아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묻는다. 일회용 질문이 아닌, 거듭 숨을 쉬듯 묻고 또 묻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신약에서 말하는 예수한테서 찾으려고 한다. 나는 신학자도 아니고, 목회자나 교회의 중직자도 아니다. 그저 예수를 사랑하는 한 명의 성도로써 단지, 내 눈으로 본 성경 말씀과 지금껏 걸어온 나의 지성과 무엇보다 내 양심에 비추어서 얘기할 뿐이다. 만약 내가 하는 얘기에서 편협함과 부족함이 보인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필자에게서 원인을 찾으시기를 바란다. (비판의 말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 단, 예의를 갖춘 부드러운 표현으로.) 예수의 말과 행적에서 나는 단.. 2020. 3. 1.
유쾌함과 울적함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2) 유쾌함과 울적함 이런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드문 일이지 싶다. 무엇보다도 한 인간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 지나가는 시간들이 마치 불 꺼진 음습한 지하실의 시간 같다. 연일 영역을 넓히는 바이러스는 지역도 영역도 가리지 않고 퍼져간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두려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과학과 지식의 진보는 인간의 존재가 대단한 것처럼 으스댔지만, 실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앞에 허둥지둥 쩔쩔 매며 두려워하는, 허약하고 미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목사로서도 무력감을 느낀다. 지난 주일에는 많은 교우들이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충분히 짐작했던 일이지만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신천지교인들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2020.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