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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22

하얀 목련이 어진 마음으로 피었습니다 신동숙의 글밭(117) 하얀 목련이 어진 마음으로 피었습니다 봄을 들이려고 창문을 열어두었습니다. 방바닥이 가루로 버석입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불청객 황사입니다. 황사가 방 안에까지 찾아오던 날, 마당에 돌담 위 하얀 목련은 최선의 모습으로 환하게 피었습니다. 하얀 날개를 단 흰새처럼, 백의의 천사 간호사들의 하얀 마스크처럼, 뛰어 다니는 국립검역원들의 흰방역복 날개처럼, 숨 돌릴 틈 없이 코로나 반응 검사를 하는 의료진들의 김 서린 하얀 땀방울처럼, 흰 꽃등처럼 하얗게 피었습니다. 머리가 하얀 할머니는 목련이 기침에 좋다며, 목련꽃이 피는 내내 꽃잎처럼 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목련꽃 봉오리와 목련 꽃잎을 차로 마시면 목이 환하게 시원해진다고도 합니다.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시는 모든 분들에게,.. 2020. 3. 22.
재주껏 행복해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33) 재주껏 행복해라 토요일 아침, 목양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매일 아침 9시에는 교직원 기도회가 있다. 기도회로 모이는 새가족실로 향하는데, 저만치 보니 문이 닫혀있고 불도 꺼져 있다. 이 시간이 되면 모두들 모여 기도회를 준비할 때, 이게 뭐지 싶었다. 내가 시간을 잘못 확인하고 내려왔나 싶어 시계를 보니 9시가 맞다. 설마 오늘이 나만 모르는 공휴일인가 하는 생각도 지났지만 다른 날도 아닌 토요일, 오히려 중요한 날이다. 아무 것도 짚이는 것이 없었다. 다들 늦을 리는 없을 텐데 갸우뚱 하며 새가족실로 들어서려는 순간 갑자기 노래가 울려 퍼졌다. “생일 축하합니다!”, 교직원들이 둘러서서 노래를 불러주었다. 저만치 내가 늘 안는 자리 앞에는 촛불이 켜진.. 2020.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