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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2

물 두 모금을 마신 사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24) 물 두 모금을 마신 사람 군 생활을 하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이야기가 있다. 가뜩이나 요령이 없는 터에 그 이야기는 요령을 필요로 할 때마다 떠올라서, 더욱 요령이 없는 사람으로 만들게 했다. 어쩌면 그것이 이야기가 갖는 힘인지도 모른다.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기 위해 기차를 탔을 때였다. 우리를 인솔하던 장교가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사막에서 전투를 벌이던 한 소대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물이 모두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사막에서 전투 중 물이 떨어지고 말았으니, 총알이 떨어진 것과 다를 것 없는 위기였다. 그때 한 병사가 어디론가 기어가 물을 구해왔다. 그가 구해온 물은 수통 하나였다. 지칠 대로 지친 30여 명의 소대원들에게는 턱없이.. 2020. 3. 13.
짬뽕을 먹으며 '가난'을 얘기했다가 신동숙의 글밭(108) 짬뽕을 먹으며 '가난'을 얘기했다가 딸아이는 제 방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고, 아들은 쇼파에 늘어져 텔레비젼을 보고 있고, 엄마는 책을 읽는 둥 페이스북을 하는 둥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저녁 7시가 넘었습니다. 아차 싶어서 거실로 나서며, "얘들아~ 우리 뭐 먹을까? 우리 이러다가 굶겠다. 다 모여봐." 방에서 튀어나온 딸아이가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더니, 배달의 민족에서 자기가 주문을 할 테니, 매뉴를 정하자며 의견을 냅니다. 퇴근해서 돌아올 아빠 몫까지 모처럼 중국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짬뽕 곱배기, 볶음밥, 짬짜면, 탕수육 소자. 온 가족이 거실에 있는 원목 테이블에 둘러 앉아서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낮에 눈물을 흘리면서 본, '설악산의 짐꾼 아.. 2020.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