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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82

3월의 푸른 차나무 신동숙의 글밭(103) 3월의 푸른 차나무 머리가 무거울 때면 산으로 갑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적이 드물고 그러면서도 안전한 곳으로 작은 암자만한 곳도 없습니다. 그럴 때면 암자가 있는 자리에 대신 작은 예배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산 속 오솔길을 걷다가 작고 소박한 예배당 십자가가 보인다면, 도시락을 넉넉히 싸들고서라도 부지런히 찾아갈 텐데 말이지요. 헝클어진 머리칼을 빗듯이 뒤죽박죽 세상 뉴스에 헝클어진 마음의 결을 고르기에는 자연이 좋은 처방전입니다. 아무런 말없이 고요히 앉았다가 오는 일입니다. 산에선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가슴에서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까지 귓전에 잔잔하게 울리면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어 먼 산 능선을 가만히 바라보기도합니다. 그렇게 바.. 2020. 3. 8.
십사만사천명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9) 십사만사천명 이단이나 사이비에서 ‘전가의 보도’(傳家寶刀)처럼 가장 즐겨 애용하고 인용하는 것이 ‘십사만사천명’이 아닐까 싶다. 십사만사천명이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숫자로, 인침을 받은 자들(7:4), 어린 양과 함께 시온 산에 선 자들(14:1), 속량함을 받은 자들(14:3)에 해당된다. 우리가 하는 말을 들어야 십사만사천명에 들 수 있다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십사만사천명에 들어갈지 말지 한다고 사람들을 겁박한다. 십사만사천명에 들어가기만 하면 영원히 왕노릇을 하게 된다고 현혹한다. 그런 유치한 겁박과 현혹이 어디 있을까 싶은데, 그게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십사만사천명에 들어가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이 벌어진다. 다른 사람으로 채워지기 전에 내가 들어.. 2020.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