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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52

학예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4) 학예회 당연히 나를 포함할 말이지만, 이따금 목사나 정치인들의 언행을 보면 유치원 학예회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어찌 저런 생각을 할까,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울 일을 어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가 있을까 싶을 때가 있다.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들 스스로 유치한 존재이든가, 다른 사람들을 유치한 존재로 보든가. 2020. 2. 19.
순종, 순명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3) 순종, 순명 기독교인치고 순종이나 순명을 모르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나를 부정하고 주의 뜻을 따르는 일,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일이다. 나를 부정하는 만큼 주님의 영역이 넓어진다. 순종과 순명을 맹종으로 가르치는 것은 나쁜 일이다. 하나님의 선한 백성들을 도구로 전락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순종과 순명을 익히 알면서도 정작 그것이 필요한 순간 외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고개 숙여 순종해야 할 때 뻣뻣한 목으로 거역을 한다면 말이다. 성경지식으로 순종이라는 말을 알거나 가슴의 훈장처럼 순명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면, 그것은 하나의 그럴듯한 장식물일 뿐이다. 당연한 듯 빛나지만 생명이라고는 없는. 중요한 것은 매 순간 순종과 순명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2020. 2. 18.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신동숙의 글밭(84)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겨울나무를 품는다 겨울나무가 안으로 새봄을 품듯 계절은 이렇게 서열이 아닌 봄 여름 가을 겨울 더불어 살며 걸으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고 품는다 꽃으로 잎으로 자기 비움으로 늘 새롭게 2020. 2. 18.
한바탕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2) 한바탕 한바탕 꿈을 꾸고 나면 그게 한 세상일 것이다.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지, 장자가 내 꿈에 나타난 것인지, 내가 장자 꿈을 빌린 것인지, 때로는 꽃길을 걷기도 하고, 때로는 낭떠러지에 떨어지기도 하고, 꿈에도 그리던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창을 든 이에게 쫓기기도 하고, 길몽도 있고 흉몽도 있지만 한바탕 꿈을 꾸고 나면 한 세상일 것이다. 가물가물 봄날 가듯 한 생이 갈 것이다. 2020. 2. 17.
지복직관(至福直觀) 신동숙의 글밭(83) 지복직관(至福直觀) 다양한 세상에서 내가 의지하는 것은 진리와 나 자신의 직관이다. 언제나 자연을 보며 호흡을 고르고, 모든 관계의 첫걸음은 사람의 말을 믿는 일이다. 어느 누군가로부터 불신이 생길지라도 언제나 우선 사람의 말을 믿는다. 그 이유는 상처나 과거의 기억 때문에, 나를 보호하려는 어린 마음으로 내 눈에 색안경을 끼게 되면 정말로 좋은 얼굴이 내 눈 앞에 나타난다 할지라도, 있는 그대로 알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그처럼 애석한 일도 없을 테니까. 거짓된 마음으로 다가오는 경우에도 그의 말을 믿는 일이 우선이 된다. 그런 경우엔 때가 되면, 말을 믿는 징검돌이 튼튼해서 저절로 모든 게 밝혀지게 되어 있는 법이다. 상대의 말이 바뀜으로 인해서. 나에게 진리는 예수다.. 2020. 2. 17.
잘 익은 소나무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1) 잘 익은 소나무 소나무에 대해 물었던 것은 최소한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였다. 조경 일을 하는 홍 권사님께 한 두 마디만 들어도 소나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인우재 앞에는 소나무가 몇 그루 서 있는데, 산에서 씨가 떨어져 자란 작은 것을 캐다 심은 것이 시간이 지나며 제법 자란 오른 터였다. 나무가 잘 자란 것은 좋은데, 문제는 앞산을 가리는 것이었다. 인우재에선 마루에 앉아 앞산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쏠쏠한데, 산을 가로막고 있으니 답답했다. 나무를 다듬을 줄은 모르고 이참에 밑동을 잘라내야 하나 싶어 권사님의 의견을 물었던 것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권사님은 나무를 봐야지 대답을 하지 않겠느냐며 기꺼이 시간을 냈다. 권사님과 함께 인우.. 2020. 2. 16.
수도원에서 1박 2일 신동숙의 글밭(82) 수도원에서 1박 2일 성 베네딕토 왜관 수도원 분원에서 1박 2일을 보내게 되었다. 토머스 머튼의 영성과정은 이미 신청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선배님들 얘기론 간혹 사정이 생겨 빈 자리가 나기도 한대서 혹시나 싶어 전화를 드렸더니, 빈 방이 있지만 좀 추울 텐데 그래도 괜찮으시겠냐고 물으신다. 하룻밤 추운 방에서 지내는 경험도 익숙함에 묵은 정신을 깨우기엔 좋은 환경이다 싶어 흔쾌히 승낙과 함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여러 번 강론을 들으러 오면서, 낮에 방문들이 활짝 열려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좁다란 방에 나무 책상 하나, 철재 의자 하나, 일인 침대가 양쪽 벽으로 나란히 놓인 모습을 맑고 신선하게 들여다 보곤 했다. 방문에서 정면으로 나무 책상이 먼저 보인다. 오래된 나무 창.. 2020. 2. 16.
그들 자신의 죽음을 주십시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0) 그들 자신의 죽음을 주십시오 마음으로 가는 길이 진짜 길이다. 단강으로 가는 길은 가르마처럼 훤하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여주에서 빠져나가 점동을 거쳐 남한강을 건너면 강원도의 초입 부론을 만난다. 부론을 벗어나면 이내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오른쪽을 택하면 강가 길을 따라 가고, 왼쪽을 택하면 자작 고개를 넘어간다. 그렇다고 갈림길에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은 어느 길을 택해도 길은 정산에서 다시 만나 단강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부론에서 자작 고개 쪽으로 향하다 보면 길 왼쪽 편에 산수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산수골엔 언제부턴가 ‘꿈꾸는 산수골’이 자리를 잡았다. 은퇴를 한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꿈꾸는 산수골을 이루었다. 그 중심에는 이도형 씨가 있다.. 2020. 2. 15.
가슴에 맴도는 말에게, 글방을 만들어 주는 일 신동숙의 글밭(81) 가슴에 맴도는 말에게, 글방을 만들어 주는 일 누구나 살아오는 동안, 가슴 속에 오랜 동안 맴도는 이야기가 하나쯤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 속에 묻혀 하루 하루를 지내다가도 문득 수면으로 떠오르는 이야기. 유년의 기억이지만 흰머리가 성성한 노년이 되기까지 세월 속에 잊혀지기보다는 더욱 선명히 떠오르는 이야기들. 어느 분으로부터 교정 의뢰를 받았습니다. 미국에 살고 계신 80세가 넘으신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A4 10장 분량의 원고에 이야기는 6.25 동족상잔 때 이북에서 피난을 내려오시며 만난 사람들과 부산 피난민 시절까지 이어집니다. 이제 70년이 지나는 이야기 속에는 그때 나눈 대화가 생생하기만 합니다. 마치 어제 들은 이야기처럼요. 권정생 선생님의 시대를 보는 것 같기도 합.. 2020.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