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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2

자화상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98) 자화상 인우재를 다녀오는 길에 그림 한 점을 가져왔다. 오랫동안 인우재에 걸어두었던 그림인데, 비어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액자 안에 습기가 찼다. 아무래도 표구를 다시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먼지를 닦으며 그림을 마주하니 옛 일이 떠오른다. 오래 전 일이다. 김정권 형이 목회를 하던 신림교회를 찾은 일이 있다. 새해를 맞으며 드리는 임원헌신예배에 말씀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예배를 마쳤을 때, 정권 형이 화가 이야기를 했다. 인근에 젊은 화가가 사는데, 한 번 만나러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기꺼이 동행을 했고, 그렇게 김만근이라는 화가를 만나게 되었다. 수북이 쌓인 눈길을 뚫고 당도한 그의 집은 치악산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보아도 허름하고 허술한 농.. 2020. 2. 13.
가난, 내 영혼의 떨림으로 다가온 신동숙의 글밭(79) 가난, 내 영혼의 떨림으로 다가온 빛나는 새옷을 사달라고 조르면 엄마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라고 말씀하신다 나보다 못 입은 사람은 엄마 없는 아이, 집 없는 노숙인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무소유'로 받은 첫 인세비 50만원을 봉투째 장준하 선생의 부인에게 건네시며 뒤도 안돌아보고 가시던, 돌아가시던 이 세상의 마지막 날 처음으로 길상사에서 밤을 보내신 산골 오두막의 법정 스님 누더기옷 성철 스님 사막의 교부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지하방에서 살아가는 나처럼 가난하지만 행복한 영혼들 고층 아파트의 부유함 속에서도 마음이 가난한 영혼들 10억 인세비를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 하시며, 돌아가시기까지 마을 .. 2020.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