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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굴복하는 것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52) 폭력에 굴복하는 것 “현대생활의 분주한 활동과 스트레스는 본질적인 폭력의 한 형태인데,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형태일지도 모른다. 상반되는 무수한 관심사에 정신을 파는 것, 수많은 요구에 굴복하는 것, 너무나 많은 사업에 관계하는 것, 모든 일에 모두를 돕기를 원하는 것 따위는 어느 것이든 폭력에 굴복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것은 폭력에 협력하는 것이다. 행동주의자의 광분은 그가 평화를 위해 하는 사업의 효과를 사라지게 만든다. 광분은 평화를 이루는 그의 내적 능력을 파괴한다. 풍부한 결실을 가져오는 내적 지혜의 뿌리가 광분 때문에 죽어버려 그의 일은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에서 만난 한 구절이다. 정작 이런 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이런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 2019. 12. 26.
내 마음의 방 신동숙의 글밭(41) 내 마음의 방 한희철 목사님의 -인우재- 내 마음의 방은 흙과 나무와 돌로 지은 산새소리에 새벽잠 깨는 작고 작은 흙방입니다 방석 하나 탁자 하나 촛불 하나 책 몇 권 차와 찻잔 세 벌 이부자리 한 벌 옷 두어 벌 갈무리 할 벽장 고요히 머무는 고독과 침묵의 방 빈 방에는 사랑과 평온이 나를 비운 만큼 하나님으로 충만한 내 영혼이 비로소 쉼을 얻는 방입니다 2019. 12. 26.
꽃으로 피어나기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51) 꽃으로 피어나기를 지인들과 함께 제주도를 방문하였을 때의 일이다. 곶자왈을 들러 나오는 길에 작은 식물원을 방문했는데, 초입에 놓여 있는 한 장식물에 눈이 갔다. 널찍한 바위 위에 세 켤레의 신발이 놓여 있었다. 신발장에 신발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것 같았다. 가만히 보니 가족의 신발이었다. 가운데에 놓인 구두는 아빠의 신발, 그 옆에 놓인 것은 엄마의 신발, 아빠 구두에 기대 있는 작은 분홍색 운동화는 필시 어린 딸의 신발이었다. 식구들을 위해 일하는 아빠는 늘 구두 끈을 질끈 동여맸을 것이다. 살림살이에 분주한 엄마는 늘 신발 끈을 묶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호기심이 가득한 아기는 늘 종종걸음, 찍찍이가 제격이었을 것이다. 신발에는 식구들이 보내는 시간이 담겨 있지 싶.. 2019. 12. 26.
먼 별빛 신동숙의 글밭(40) 먼 별빛 연약한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시는 갈라진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시는 부족한 내 입술에서 새어 나오시는 나를 다 깨뜨리지 못해 먼 별빛이 되신 예수 2019. 12. 25.
하늘의 어릿광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50) 하늘의 어릿광대 성탄절을 맞으며 올해에도 성탄축하 행사 시간을 가졌다. 연극이며 암송이며 노래며 성탄절이 다가오기 훨씬 전부터 성탄을 준비하던 예전과는 달리 갈수록 아이들은 줄어들고, 아이들의 생활도 어른 못지않게 분주하여 성탄준비는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올해의 성탄축하행사는 어떨까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참석을 했다. 그런데 걱정은 기우였다. 연례행사라 하기에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참석한 어린이들과 학생들도 적지가 않았다. 예배당 안에는 성탄절의 의미에 어울리는 의미와 즐거움이 가득했다. 예쁜 옷을 차려입은 유아유치부 어린이들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주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노래를 하고 율동을 한다. 엄마 아빠 할머.. 2019. 12. 25.
동방의 현자, 그들의 진실 동방의 현자, 그들의 진실 그들은 그 집에 들어가서,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보물 상자를 열어서, 그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리고 그들은 꿈에 헤롯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아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 (마태복음 2장 11절-12절) 어린 시절 성탄절의 시기가 돌아오면 우리는 동화 또는 전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에게 예수 탄생의 이야기는 일차적으로 역사나 신앙의 세계에 속한 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목자와 구유, 그리고 동방 박사들은 모두 이 동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들에서 양을 치고 있던 목자들은 학벌이나 가문이나 또는 지위가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면, 동방 박사는 무언.. 2019. 12. 24.
내 마음의 오두막 신동숙의 글밭(39) 내 마음의 오두막 늘 그리운 곳 호젓이 가고픈 곳 마음은 이미 가 있는 곳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꺼지지 않는 등불 권정생 선생님의 오두막 법정스님의 오두막 소로우의 오두막 둘레에 흔한 흙과 나무와 돌로 지은 외로운 숲의 다정한 말벗 먼 걸음한 빗물 보듬어 흠씬 젖었다가 눅눅한 가슴 햇살과 바람이 말려 주는 집 담장이 없어 키 작은 풀꽃 맘놓고 기댈 수 있는 구멍 난 창으로 별빛이 들어 고단한 몸 누일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다가 때가 오면 그대로 흙이 되어 뒷모습도 아름다운 내 마음의 성지(聖地) 그리고, 그대 마음의 오두막 - 신동숙 ▫ 2019년 9월 23일 詩作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집' (권정생 선생님 詩. 백창우 曲) 2019. 12. 24.
고독과 침묵을 사랑한 사람들 신동숙의 글밭(38) 고독과 침묵을 사랑한 사람들 올 한 해 뜻깊은 일 중에 하나가 평소 존경하는 분들의 저서를 모으는 일이었다. 모아서 처음부터 다시 읽는 일이다. 곁에 두 고서 거듭 마음에 새기고 싶은 그런 애틋한 마음이었다. 이미 절판이 된 책들은 온·오프라인 중고서점에서 구했고, 보수동 책방 골목도 여러 차례 찾았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윤동주, 법정스님, 신영복 선생님, 권정생 선생님 등 나에겐 별이 된 이름들이다. 그중 가장 많이 모은 저자가 법정스님이다. 지난여름에는 1976년에 발행된 부터 연대순으로 읽어가기로 했다. 다독가였고, 애서가였던 스님의 책 속에는 조주선사부터 한시, 당시, 선시 등 눈을 밝혀 주고 귀를 맑게 하는 이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중에 의외다 싶으.. 2019. 12. 23.
여인이 깨뜨렸던 것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49) 여인이 깨뜨렸던 것은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여인은 옥합을 깨뜨렸다.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부었다. 값비싼 향유는 목이 긴 옥합에 밀봉을 하여 보관을 하였다. 옥합을 깨뜨린 데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옥합에 담긴 향유를 모두 붓기로 한 것이다. 한두 방울만 찍어 바르기로 했다면, 굳이 옥합을 깨뜨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내 지닌 가장 소중한 것을 모두 드리기로 한 것이었다. 옥합을 깨뜨린 것은 옥합의 용도와도 관련이 있다. 옥합을 깨뜨림으로써 예수님을 위해 쓴 옥합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을 스스로 포기했다. 내가 지닌 것을 오직 한 분, 주님만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짐작이 되는 것이 있다. 자신이 한 일이 잊히기를 원했던 것이다. 향유를 조심스.. 2019.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