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11/202

할망구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18) 할망구 민영진 선생님의 팔순을 맞아 몇 몇 지인들이 모여 식사를 했다. 가볍고 조촐한 자리였다. 오랜만에 선생님 내외분을 뵈었다. 팔순을 맞은 소감을 여쭙자 뜻밖의 이야기를 하신다. 할망구 이야기였다. 71세를 맞았을 때 누군가가 ‘망팔’을 맞으셨다며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望八’은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뜻으로 71세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81세는 ‘망구’라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는데, 가벼운 상상은 맞았다. ‘望九’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로 81세를 이르는 말이었다. ‘망구’에 이어진 말이 ‘할망구’였다. 설마 할망구가 망구에서 왔을까 했는데, 정말로 그랬다. 할망구라는 말은 망구에서 온 말이었다. 익숙한 말 할망구가 낯선 말 망구에서 왔다는.. 2019. 11. 20.
라면이 일으키는 사랑의 파장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17) 라면이 일으키는 사랑의 파장 선배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를 방문하여 대화를 마치고 막 헤어지려 할 때, 선배는 우리를 예배당으로 안내했다. 추수감사절을 지낸 제단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제단의 불을 켜자 제단에 쌓여 있는 라면이 보였다. 제단으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상표와 크기가 다른 라면 박스들이 나란히 쌓여 있었는데, 그 양이 상당했다. 유심히 보니 회사는 달랐지만 모두가 컵라면이었다. 추수감사주일이 되면 대부분의 교회가 과일을 드리는 것에 비해 선배가 목회하는 교회에서는 몇 년 전부터 라면을 드리고 있다. 노숙자 사역을 하는 목사님에게 라면을 전달하고 있는 것인데, 처음에는 낯설어 하던 교우들도 이제는 뿌듯한 마음으로 참여를 한다고 했다. 마침 감사절인 전날 비가 .. 2019.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