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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92

손톱을 깎으며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4) 손톱을 깎으며 믿음이나 인격이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만, 시간이 지나며 저절로 자라는 것들은 의외의 것들이다. 머리카락과 수염, 손톱이 그렇다. 잠시 잊고 있다 보면 어느새 자란다. 대부분의 경우 손톱은 책상에 앉아서 깎게 된다. 손톱이 자란 것을 우연히 보고는 서랍에 있는 손톱깎이를 찾아 손톱을 깎는다. 손톱에 무슨 생명이 있을까 싶은데, 그렇지가 않다. 잘린 손톱은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튀어 오른다. 다시는 들키고 싶지 않다는 듯 날아간 손톱은 어딘가로 숨는다. 원고를 쓰는 동안 자판을 눈여겨 봐 둔 것인지 키보드 자판 사이로 숨기도 한다. 그러면 자판을 거꾸로 들고 흔들어대어 손톱을 떨어뜨려야 한다. 몇 번 비슷한 경험을 하고선 다른 선택을 한다. 손톱을 깎을 때가 되.. 2019. 10. 9.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3)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예수님께 나아와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인지를 물은 한 율법교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낫습니다.”(마가복음 12:33)라고 새긴다. 이야기를 들은 예수님은 “너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다.”(34절)고 하며 그의 대답을 인정하신다. 새벽기도회 시간, 그 말씀을 나누다가 하일의 시 한 구절을 소개했다. 우리의 신앙이 말씀의 실천 없이 번제물과 기타 제물을 드리는 종교적 행위에 머물러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오래 전에 읽었지만 낫지 않는 상처처럼 마음에 남아 있는 구절이었다. 시인은 이렇게.. 2019.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