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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2

부드러움이 거침을 이긴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69) 부드러움이 거침을 이긴다 모처럼 비와 여러 날 친했다. 마음이 가문 탓인지 시간을 잊고 비와 친한 것은 오랜만의 일이었다. 빗소리도 실컷 들었고, 빗방울도 실컷 보았고, 빗속을 실컷 달리기도 했다. 저 아랫녘에서는 적잖은 비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잠을 자다가 창밖으로 듣는 빗소리는 얼마나 평화로웠는지. 비 그치고 쏟아지는 햇살은 세수를 마치고 웃는 아이의 웃음 같다. 해맑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표정으로 말해준다.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어디에서 비를 피했던 것일까, 잠자리가 난다. 쏟아진 빗방울이 잠을 깨운 것일까, 저리도 가볍게 저리도 자유롭게 잠자리가 난다. 유약은 삶의 속성이요 견강은 죽음의 속성, 부드러움이 거침을 이긴다. 비 온 뒤 자유로운 비행으.. 2019. 8. 26.
안간힘과 안깐힘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68) 안간힘과 안깐힘 우리말에 ‘안간힘’이라는 말이 있다. 안간힘은 ‘안깐힘’이라 읽는다. 안간힘을 안깐힘으로 읽는 것은 안간힘이 ‘안’과 ‘간힘’이 합해진 말이기 때문이다. ‘안’이야 ‘밖’의 반대인 내부라는 뜻일 터, 그렇다면 ‘간힘’은 무슨 뜻일까? ‘간힘’이란 ‘숨 쉬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고통을 견디려고 애쓰는 힘’을 이르는 말이다. ‘아무리 간힘을 써도 바위를 움직일 수가 없다’와 같이 쓰일 수 있는 말이다. 끌고 가든지 끌려 가든지, 어쩌면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 혹은 두 가지 가능성밖엔 없지 싶다. 세상 풍조 앞에서, 세상의 흐름 앞에서 말이다. 끌려가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간힘’이다. ‘안깐힘’이라 힘주어 읽어야 할, 바로 그 안감힘! 2019.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