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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93

뿔 솟은 모세? 민영진의 히브리어에서 우리말로(19) 뿔 솟은 모세? 로마에 있는 일명 쇠사슬교회라 불리는 산 피에트르 인빈콜리 성당 안에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모세상이 있다. 의자에 걸터앉아 고개를 들고 왼쪽 위를 쳐다보는 모습이다. 힘줄이 튀어나온 팔과 다리의 근육, 긴 수염에 곱슬머리. 그런데 머리에 뿔 두 개가 솟아 잇는 것이 처음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이것이 미켈란젤로의 저 유명한 다. 조각가가 모세의 머리에 뿔을 조각해 넣은 것에 대해, 사람들은 그가 라틴어로 번역된 불가타역의 출애굽기 34장 29절을 읽었기 때문이라고들 설명한다. 우리말 번역의 , 과 은 모세가 증거판 돌을 가지고 시내 산에서 내려올 때 모세의 “얼굴 꺼풀에 광채가 났다”(개역),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났다”(개역개정), “얼굴의 .. 2019. 5. 9.
나는 누구일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30) 나는 누구일까? 큰 딸 소리가 다시 독일로 돌아갈 날이 가까이 오면서 함께 연극을 보기로 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지 싶다. 정릉에서 대학로는 버스 한 번만 타면 되는 가까운 거리,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내와 소리가 정한 연극이 , 나는 처음 듣는 제목이었다. 요즘 연극을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했던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다. 전좌석이 매진이었고,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를 않아 줄을 선 순서대로 입장을 해야 했다. 무대는 한 눈에 보기에도 단순했다. 평범한 의자들이 가장자리에 놓여 있었고, 공사장에서 쓰는 듯한 둥근 쇠파이프가 울타리처럼 둘러쳐 있었다. 설치된 무대만 봐서는 연극이 무척 단조롭거나 지루할 것처럼 여겨졌다. 연극의 상황은 단순했고 .. 2019. 5. 9.
5월의 능선에서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 5월의 능선에서 우리에게 5월은 유난히 격동의 시간들이 기록되어 있다. 하필 5월인가 싶은 질문을 굳이 던져본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그런 계절의 지점이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이 때를 그냥 보내면 여름이 다가오고, 그러다보면 무언가 계기를 잡아내기 어렵다고 여기기 때문일까? 5월은 그런 점에서 어떤 고비를 힘겹게 넘어서는 경계선에 있는 듯 하다. 이런 느낌은 달리 말하자면, 초조감과 통한다. 이후의 시간은 너무나 쏜살같이 흘러서 그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연말의 지점에 자신이 서성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건 당혹스러운 일이다. 마땅한 결실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또다시 새롭게 오는 일년에 기대를 걸 수밖에.. 2019.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