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스는 줄은 모른다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스는 줄은 모른다

 


손톱 밑에 가시 드는 거야 대번 안다. 눈에 금방 띄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아프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부위보다도 손톱 밑에 박히는 가시는 아프기도 하고 빼내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손톱 밑의 가시’란 보잘것없어 보이는 자그마한 것 때문에 겪게 되는 적잖은 곤란이나 고통을 의미한다. 염통이라 함은 심장을 말하는 것일 터, 그런데 ‘쉬 스는’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낯설다. ‘쉬가 슬다’라는 말은 ‘파리가 알을 까다’라는 말이다. 심장에 파리가 알을 까다니, 그런 심각한 상 황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사람이 묘하다. 손톱 밑에 가시 박힌 것은 알아도 심장에 파리가 알을 까는 것은 모르니 말이다. 눈에 보이는 작은 문제는 알면서도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모르는 것이 우리들이다. 우리의 엉뚱한 민감함과 위태위태한 우리의 무감함이라니!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 중에서

 

한희철/동화작가, 정릉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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