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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일과와 묵상노트

하느님은 방 청소 중

by 한종호 2022. 8. 21.



없는 듯 계시는 
하느님이 

제 구실 못하는 
법전과 저울

빗자루로 재활용 하시어
방 청소를 하고 계신 듯

구석구석
꼼꼼이

이제는 
이 땅에서 쓰레기가 된

자본의 탐욕과
전쟁의 분노와
무분별의 어리석음

청산되는 못한 역사의 오물들
자정능력을 상실한 괴물들

도리도리
쓸어담고 계신 듯

그간 먹고 살기 바빠
분간하기 쉽지 않았는데

없는 듯 계시는 하느님이
하나의 쓰레기통에 다 쓸어담고 계신 듯

하늘의 해와 달과 별과 
바람의 하느님은 이처럼

땅의 일을 
쉽게 돌리시는 듯

윤석렬 빗자루와
김명신 쓰레기통으로

쓰레기통에는
쓰레기만 모이는 법

눈 밝은 사람들은
깨어서

평화의 숨으로
평화의 촛불 밝혀

먼지가 풀풀 날리는
이 모든 청소 과정을 지켜 보고 있다가

때가 되어 
쓰레기통이 찼다 싶으면

탁 
한꺼번에 비우기만 하면 되겠다

하느님의 일은 이처럼
참 쉽고도 단순하여서

오늘 아침에도  
푸른 그리움으로 출렁이는

푸른 가슴에 떠오른 해가
세수하고 나오는 청년의 얼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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