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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아들에게 과일칼을 주면서, 권력을 생각하게 된다

by 한종호 2022. 5. 16.

 



중1이 된 아들에게 과일칼을 주면서
이제는 스스로 사과를 깎아 먹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알려주었다

다치지 않도록 살살 다루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칼날을 세우지 말고

사용 후 잠시 칼을 내려놓을 때도
칼끝이 사람이나 생명을 향하지 않도록

사실 이러한 몇 가지의 다짐은 
칼자루를 잡을 때마다 

내 가슴속에서 
잔잔히 일렁이는 내면의 소리다

아들이 어려서부터
장난감 총과 칼과 화살을 사달라고 조를 때가 있었다

마음 약한 아빠가 마지 못해 사줄 때면
엄마는 반드시 한 가지의 제안을 두었다

만약 총과 칼과 화살이
장난으로라도 사람이나 말 못하는 강아지나 
움직이지 못하는 풀과 나무,

그 어느 한 생명한테라도 
총과 칼과 화살의 끝이 향하기만 해도

엄마가 그 자리에서 곧바로 빼앗아서
뚝 잘라 쓰레기통에 버리겠다고 경고를 했다

그리고 실제로 뚝 잘라서 버리는 일이 일어났고
아들을 울린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처음엔 타이르기도 하고
경고도 해보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아들이
장난처럼 굴 경우엔 그렇게 했었다

울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걸 
강압적으로라도 알게 한 것이다

애초에 그런 총과 칼이란 장난감을 만든 회사와 아이들을 상대로 한 자본주의의 치사한 광고와 
전쟁을 부추기는 강대국들의 이 몰염치한 시대를 한탄스러워하기까지 했으니,

오늘 과일칼을 보면서
오늘날의 권력을 생각하게 된다

요즘 들어 유난히
윤 대통령과 그 배우자의 행보가

국민들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권력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국민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쥐어준 권력의 칼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다들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대통령의 집무실 용산 이전부터
국민들과 전혀 의논 없는 일방통행이었다

당선자 신분일 때부터 
권력의 칼을 사적인 목적에 쓴 것이다

현재 용산 주민들과 청와대 주민들의 아우성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보여진다

대통령과 그 배우자의 귀에는
주민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일까?

두 귀를 꽉 막고 있는 것일까?
오히려 그들의 눈빛에서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국민들 중에는
그런 그들의 행보를 두고 왕놀이라 부른다

지금 용산 주민들과 청와대 주민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한반도 끝자락에서도 이렇게 답답한데

시대에 뒤떨어지는 창피한 짓인 줄 모르는지
기사를 보고 있는 내가 왜 이렇게 민망하고 부끄러운지

이제 대한민국은 코로나 시국 막바지에 이르렀으나
그동안 힘들게 견뎌온 지난한 시간들이 여전히 아프다

마치 회복 중에 있는 환자의 시선처럼 
햇살 한 줄기에도 바람 한 자락에도 
고마움을 느낄 때가 있다

지금 우리는 안팎으로 불노소득자 외에
나랏살림이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치솟는 자재값과 기름값이 무서워
요즘은 자동차 운행도 되도록 삼가게 된다

그런 국민의 세금을
윤과 김은 마치 사유 재산처럼 쓰고 있다

취임식과 신라호텔(삼성) 만찬장의 매뉴까지 주도했다며 자랑하는 김명신(건희), 국민들의 혈세를 제 돈처럼 쓰고 있다

권력의 칼을 사리사욕의 도구로 쓰는지
권력의 칼을 공리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쓰는지

황금과 같은 권력의 시간을 
개인의 안일을 위해서 쓰는지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 쓰는지

윤 대통령의 지난 한 주간을 돌아보면
대통령의 잇단 지각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의 지각 사태

40여 분의 공회전
공회전 중에도 기름은 쓰인다
아무 생산 없이 그냥 도로에 버려지는 기름인 것이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6시 칼퇴근 후
북한 미사일 도발 소식에도 

비상 소집 없음 
아크로비스타 집에 있음

그러고서 바로 다음날 토요일에 그 둘은
강남 신세계 백화점 쇼핑과 남산 한옥 마을 산책으로 나돌아다녔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 둘은 사진 찍히고 일명 나대기를 좋아하는 듯 보인다
그러는 중에도 국민들과는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소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기막힌 사실,

대통령과 그 배우자에게 권력이란 무엇인가?
권력의 주인인 국민의 입장에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생각의 촛불을 밝히어
가슴에서 출렁이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본다

여지껏 그가 살아온 삶이
그의 현재와 미래의 삶까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을 손 안에 쥐고 요령처럼 흔드는
(취임식 장면마다 눈빛과 손길에서 느껴지던)
탐진치의 괴물 김명신(건희)은 개명부터 얼굴 학력 경력 위조 사기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기범죄자

그 자가 걸어온 인생이란
불법과 부당한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아 사리사욕을 채워온 삶으로 보인다

김명신이 살고 있는 아크로비스타는 
양재택이 검사 시절 그의 둘째 자녀에게 물려주려던 집

김명신은 자기가 직접 막내를 키울 테니
(그렇게 살갑더란다. 친절한 명신씨를 조심하세요!)
최은순과 함께 두 모녀가 자기 명의로 돌려달라고 한 후 자기가 한 약속은 지키지 않고 그대로 갈취한 집이라고 한다.(김명신으로 인해 검사 옷을 벗은 양재택 어머니의 증언) 

한 범죄자로 인해 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 것이다. 
그래도 김명신에게선 죄의식과 죄책감이 안 보인다

보통의 사람은 생각치도 못하는
염치 없는 도둑질이고 사기범죄에 해당된다

남의 가슴 아프게 하면서
제 사리사욕을 채워온 삶이 김명신(건희)의 삶인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리 할 수 없는 파렴치한 짓이다

권력의 칼을 두고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한다는 의미는

마치 칼날을 씹어 삼키는 짓과 똑같음을 알아야 한다
칼날이 먼저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는 짓임을 알아야 한다

끝까지 양심을 지키려는 사람은 
그런 줄 스스로 알기에

하늘이 무서운 줄 알기에 
다만 그러지 않는 것이다

칼날을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가슴에서 그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나병 환자와 다르지 않다

촛불이 손끝에 닿아 불타고 있는데도
그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건 병든 몸이다

나병 환자의 가장 큰 고통은
느끼지 못하는 고통이라고 한다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자기의 욕망만을 따라서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
소시오패스는 마음의 나병 환자와 같다

만약 아들이 과일을 깎다가 
칼끝이 제 손끝을 스쳤을 때

느끼지 못한다면
그래서 더 나아간다면

마치 윤 대통령과 김명신(건희)처럼
느끼지 못하여 거침이 없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해진다
불운을 자초하는 일임을 자각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곧 고통스러움을 느껴
바로 멈출 수 있다면

그렇게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체적 감각이 깨어 살아 있다면

그건 살아 있는 몸이고
건강한 몸이라는 뜻이다

그러한 건강한 몸의 감각이
머리와 가슴으로 이어져

아픔을 느낄 수 있다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은 깨치며 나아가는
행복한 걸음걸음이 아닐까

나와 타인의 기쁨에까지 깨어서 
더불어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그것이 인생의 참다운 행복
깨어서 살아 있는 자가 누릴 수 있는 은총과 축복이 아닐까

오늘날의 자본주의와 신자유경제체제 
이 속에 몸 담고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행복은
세상이 아무리 어두워도

가슴에 별빛 같은 씨앗 같은 
진리의 양심을 품고서

내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따라서
내 가슴에서 흐르는 물길을 따라서

이 가슴에서 부는 
바람을 따라서

저절로 살아지는 
자유로운 몸이 되는 하루다

내 마음이 가는 데로 살아도 
법에 어긋남이 없는 그런 자유로운 삶

나는 오늘도 그러한 삶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러한 삶이야말로 
자유와 평화의 두 다리로 나란히 걸어가는 
행복한 삶의 걸음걸음이 아닌가 하고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멈추어 존재만으로 충만한 사람이 되는 길

석가모니와 예수와 선각자들이 가리킨 
마음이 사는 삶, 양심으로 통하는 좁은문 좁은길

권력의 칼을 볼 때면 
법정 스님의 한 말씀이 떠오른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모두는 한 사람을 한 사람은 모두를'

나에게 있어서 노무현은
그러한 사람이다

느끼지 못하는 명신이 아니라
느낄 수 있음으로 하루하루 신명이 나게 살아가는 세상

권력을 손 안에 쥔 자리에 올랐어도
그 권력을 국민들에게 되돌려주려고 
혼자서도 애써 깨어 있으려 했던
사람다운 사람 노무현 대통령님!
어리석은 국민은 그 사실을 너무나 늦게 알아버렸습니다. 그립습니다.

당신을 통해서 본 참된 권력이란
깨어서 살아 숨쉬는 
한 사람의 심장으로부터 출발해
이 땅의 온몸 구석구석 흘러
손끝 발끝까지 살리어
결국 이 땅 모두를 살아 숨쉬게 하여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 
감동의 물결로 흐르고 흘러
다시금 하나의 가슴으로 모아져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이 
저마다 깨어 살아 숨쉬며
온 나라를 통합되게 하는 물의 힘
하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자연의 순리

노무현 대통령님, 
비록 몸은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당신의 삶과 말은 여전히 살아 숨쉬며
때론 바람으로 
때론 빗물로 
때론 햇살의 웃음이 되어서
이 땅을 
제 코끝을 스칩니다
 
이 아름다운 땅 
이 아름다운 세상 그 어디에서든

오늘도 그 쩌렁한 목소리가 살아 있어서
참된 권력자의 길을 보여주셔서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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