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聞香)

 



하얀 박꽃이 더디 피고
하얀 차꽃이 피는 시월을 맞이하며

하얀 구름은 더 희게
푸른 하늘은 더 푸르게

무르익어가는 이 가을 하늘이
먼 듯 가까운 얼굴빛으로 다가오는 날

들음으로써 비로소 열리는 
하늘문을 그리며

문향(聞香)
차꽃의 향기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올해도 감사히
모든 꽃들이 제 향기를 내뿜을 수 있음은

꽃들을 둘러싼 
없는 듯 있는 하늘이 

늘 쉼없는 푸른 숨으로
자신의 향기를 지움으로 가능한 일임을 

'신동숙의 글밭 > 시노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물에 담그면  (0) 2021.10.05
길을 잃으면  (0) 2021.10.03
문향(聞香)  (0) 2021.10.01
푸른 명태찜  (0) 2021.09.28
석 삼  (0) 2021.09.27
용담정 툇마루  (0) 2021.09.26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