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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by 한종호 2021. 8. 22.

그림 : 강병규 화가의 부채 그림

 


말이 되지 못하여
목으로 삼킨 ㄱ

가슴에 고인 ㄱ은
그리움으로 흐르고

손끝에서 맴돌던 ㄱ은
글로 새겨지고

발아래 떠돌던 ㄱ은
길이 됩니다

그렇게 땅으로 내려온 ㄱ은
첫발자국을 내딛는 첫글자가 되었습니다

땅속으로 뻗으며 ㄱ으로 꺾인
나무 뿌리의 발걸음처럼 강직하게

하늘로 뻗으며 ㄱ으로 꺾인 
나뭇가지의 손길처럼 푸르게

이 세상에 그리움으로 가득한 무수한 ㄱ들은 
내려주신 사랑의 첫소리 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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