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삯


“어머니, 이렇게 하루 일하는데 품삯이 얼마예요?”


부천에 살고 있는 큰 아들이 모처럼 집에 내려와 어머니의 일손을 도와 담배 대공을 뽑으며 김 집사님께 물었단다.


“삼천 원이란다.”


삼천 원이라는 말에 아들은 놀라며 삼천 원 받고 하루 종일 땀 흘려 일하느니 차라리 동냥 하는 게 더 낫겠다고 했다 한다. 하루에 쉽게 마셔버리는 커피 서너 잔 값에 담배 몇 갑 값에 고된 품을 파는 것이 도시에 사는 아들에겐 이해가 안 됐나보다. 집사님이 이렇게 대답해 줬단다.


“얘야, 그래도 그 값에 일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농사를 짓지. 그렇지 않으면 농사 못 진다.”


그렇다. 꼭 품값이 문제가 아니다. 가뜩이나 일손 모자라는 형편인데 서로가 서로의 일을 도와야지 별 수 있는가.


하루 삼천 원에 품을 파는 걸 의아하게, 미련한 일로 바라보는 도시의 자식들은 혹 부모님의 삶마저 그런 눈으로 보는 건 아닐까 싶어 씁쓸한 마음이 든다.


품값으로 계산하지 말라. 고향에 남아 땀 흘리며 살아가는 이들의 슬프도록 아름답고 힘겨운 삶을.

-<얘기마을>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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