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승범



원주에서 단강으로 오는 길은 두 개가 있습니다. 문막 부론을 지나서 오는 길과 귀래를 거쳐서 오는 것이 그것입니다. 단강이 거의 가운데쯤 되니까 시작이 다를 뿐 모두가 한 바퀴를 도는 셈입니다.

 

부론으로 오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부론부터 단강까진 남한강을 끼고 길이 있어 경치도 좋습니다.그러나 귀래 쪽으로 오는 길은 아직 비포장입니다. 굽이굽이 먼지 나는 길을 덜컹이며 달려야 됩니다.


똑같이 온 손님이라도 부론 쪽으로 온 사람과 귀래 쪽으로 온 사람의 단강에 대한 이미지는 다릅니다. 부론 쪽 포장길로 온 사람은 ‘그래도 야 좋다‘ 그런 식이지만, 귀래 쪽으로 온 사람은 이곳 단강을 땅끝마을처럼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난 가을부터 귀래에서 단강까지의 길이 포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여기 저기 길이 많이 파헤쳐졌고 돌로 된 언덕이 길을 만들기 위해 깨뜨려지기도 했습니다.


올 연말까진 공사가 끝날 거라 합니다. 그러면 귀래 쪽으로도 씽씽 차가 달리겠지요. 세월 따라 여기저기 막혔던 길이 시원하게 뚫리고 먼지 일던 길이 시원한 도로로 바뀌어 갑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마음은 왜 점점 멀어지는 것인지,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엔 먼지 더욱 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얘기마을>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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