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사진/김승범



아랫말인 단강리에 살고 계신 분 중에 한호석 씨라는 분이 계시다. 부론에 나가면 자주 만나게 되는데 만나면 시간이 얼마건 꼭 차를 사신다. 한문은 물론 동양사상이나 고전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셔서 배울 게 많은 분이다.


얼마 전엔 흥호리에서 버스를 같이 타게 되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분은 ‘실천‘이란 말의 뜻을 풀이해 주었다.


‘實踐‘이란 말의 본래 뜻은 ’하늘 어머니‘(宀+母)가 주신 보물(見)을 두 개의 창날(戈戔) 위를 맨발(足)로 지나가듯 조심스레 지키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쉽게 자주 말해왔던 실천이란 말 속에 참으로 귀한 뜻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창날 위를 맨발로 걷듯 조심스레 하늘 뜻을 행하는 것.‘


말로 신앙을 팔아 버리기 잘하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귀한 교훈일까. 그럴듯한 지식놀음을 성서연구로 아는 이들에게 또한 좋은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자칫 무리하면 와삭 발이 벨 수도 있음을 삶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일이었다. 고마운 깨달음이었다.

<얘기마을> 1988년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누이의 새벽기도  (0) 2021.05.28
흐린 날의 日記  (0) 2021.05.27
실천  (0) 2021.05.26
산과 강  (0) 2021.05.25
눈물겨움  (0) 2021.05.24
낙태와 나태  (0) 2021.05.23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