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종

 

 


좋아요
참 좋아요
너무 좋아요

우리집 마당 돌담 밑에는
엄니가 딸을 위하여 어렵사리 구해오신

올해만 세 번째로 여차저차
이렇게 심어 놓으신 어린 박모종이 살고 있어요

정말 좋아요
비가 오는 날도 좋아요
해가 쨍한 날도 좋아요

아무리 외롭고 쓸쓸한 저녁답이라도
하얗고 순한 박꽃은 새벽답까지 

어둠과 나란히 밤길을 걸어가는 
다정한 길벗이 되어주지요

초여름부터 
둥근 박이 보름달을 닮아 익어가는 늦가을까지

하루도 어김없이 
박꽃은 하얗고 순한 얼벗이 되어주지요

고마워요
참 고마워요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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