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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한 개의 입

by 한종호 2021. 5. 6.

 



가려야 할 곳이
두 눈이 아니라서

막아야 할 곳이
두 귀가 아니라서

아직은 한 개의 입이라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쯤에서 문명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만약에 눈과 귀까지도 가리고 막아야 할 때가 온다면 

정신 의식이 미개한 국가가 일으키고 있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탐욕과 전쟁과 어리석음

미개한 국가가 만들어 놓은 허상인 
풍요의 굴레 그 늪과 같은 감옥에서 벗어나 

맑은 가난이 주는 선물 같은 자유와 배달의 하늘을 
오늘 내가 앉은 이 자리에서도 볼 수 있다면

아직은 입 하나쯤은 가려도 괜찮은 것이다
마스크가 주는 고요와 침묵의 선물을 감사함으로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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