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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하루에 한 걸음 한 마음

백신 접종 순서, 국가 신뢰도 체온계

by 한종호 2020. 12. 6.

신동숙의 글밭(288)


백신 접종 순서, 국가 신뢰도 체온계



코로나 백신 접종 1순위는 누구인가? 어떤 이들이 우선 접종 대상자가 되어야 하는가? 지금까지 영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연구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을 두고, 접종 우선 순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장차 어느 시점부터는, 누구든지 접종 대상자가 될 수도 있기에, 어린 아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조심스레 생각하려고 합니다. 나를 제외한 의미의 '대상자'라는 말의 맹점을 두고, 나를 포함한 의미의 '모든 사람이 대상자'라는 공평한 저울 위에 올려 놓기를 원합니다. 


공평하게 나를 포함해야 할 법 집행자가 나를 제외한 법 집행자가 될 때의 불공평하고 불투명함에서 싹 트는 사회적인 폐단을 우리는 오늘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평한 시선이란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 있는 심장처럼 살아서 뛰고 있는 태양 같은 양심에 뿌리를 둡니다.


어린이집에서 급식을 먹는 유아들과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초등학생들도 알아 듣기 쉬운 말로 이해를 하려고 합니다. 모든 각 가정에서 밥을 먹는 모든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과연 코로나 백신 접종 1순위는 어느 누가 되어야 하는가? 


어린이집 급식실에선 음식을 조리하는 조리사가 음식의 간을 먼저 봅니다. 가정에선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또는 호기심 많은 어린 개구쟁이 자녀가 조막손으로 만든 간단 요리라 할지라도, 자신이 먼저 한 입 먹어 본 후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미소를 짓기도 하면서,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가족들에게 짠~ 하고 맛보일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도,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이 먼저 간을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코로나 3단계가 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과 카페에서도, 제공하는 음식과 음료를 가장 먼저 맛보는 사람은 당연히 그 음식과 음료를 만든 사람과 그의 가족들과 가까운 이웃이 됩니다. 그렇지 않은 식당과 카페가 있다면, 애초에 식약청에서 영업허가증을 발급해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가족간의 신뢰가 은연중에 식사 허가증이 될 것입니다. 국가에서는 정책자와 국민간의 신뢰도가 코로나 백신 접종 허가증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접종 대상자'가 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대상을 백신 접종 1순위에 두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믿는 정부와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체온계가 될 것입니다. 


그 옛날 신농은 산천을 두루 돌아다니며, 처음 보는 풀이 있으면 자신이 먼저 먹어 본 후 마을 사람들에게 권하였다고 합니다. 지식이 없던 그 옛날, 알 수 없는 풀을 먹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자신이 먼저 맛을 본 것입니다. 마음이 어진 그를 두고 후대인들은 신농을 농사의 신이라고 부릅니다. 그가 백 가지의 풀을 뜯어 먹었는데, 그 중 독초를 먹고 쓰러져 다 죽어 가다가 어떤 식물을 먹고는 해독이 되어서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차나무의 시초입니다.



코로나 백신 연구 개발에 참여한 이들의 시선이, 따뜻한 신농의 시선을 닮았는지, 조금은 극단적인 예로 일제 강점기 731 부대 마루타 실험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닮았는지, 그들 시선의 체온이 궁금합니다. 백신 연구 개발자들이 애초에 모든 접종 대상자 속에 자신을 가장 우선적으로 포함시켰는지 아니면 맨 나중으로 미루어 두었지의 여부를 두고, 저는 그들이 아닌 제 자신 안에 있는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서 국가와 국민간 신뢰도의 체온까지 측정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 안에 이미 있는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 이 모든 사회적인 마음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모든 공공장소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모두가 체온계 앞에 멈추어 서야 합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자신의 체온을 공개적으로 재어야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체온이 36.5도에 근접해 있는지, 나아가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 36.5도의 따뜻하고 공평한 시선을 유지하려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백신에 대한 신뢰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백신 개발자가 자신과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을 우선 접종 1순위에 둘 수 있을 때, 비로소 코로나 백신에 대한 신뢰가 이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처럼 밝고 환한 진리는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에 있는 심장처럼 밝고 환한 양심의 공평한 심판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예수가 하늘로 오르시며 우리 모두 안에 주신 진리의 성령은 그처럼 공명정대합니다.


먼저 백신에 대한 신뢰가 이 사회에 뿌리를 내린 후 그때 가서야 비로소 접종 우선 순위에 고위험군과 고령자와 약자를 둔다면, 36.5도의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반면 백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36.5도의 체온에 미치지 못하는 싸늘한 시선으로, 고위험군과 고령자와 사회적 약자를 접종 우선 순위에 두려는 행위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진리의 노선에서 탈선한, 공평한 모든 대상자에서 자기 자신을 분리시키고 단지 접종자를 자신과 분리된 대상으로 보고 피실험자와 수단으로 삼으려는 냉혈 인간의 인체실험과 다르지 않은 시선입니다. 


36.5도의 공평한 체온에 미치지 못한 그런 싸늘한 저체온의 가슴이란 어쩌면 코로나 확진자의 고열보다 더 위험한 사회적인 바이러스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의 커다란 물줄기는 결국 사랑이 차지해야 합니다. 


저에게는 모든 식당과 카페에서든 주인장이 먼저 음식의 간과 맛을 보지 않고서 권하는 음식을 먹지 않을 자유와 권리가 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이 먼저 믿고 먹을 수 없는 음식과 직업은, 이웃에게도 권해선 안되는 것이 인간관계의 황금률입니다. 이 진리의 원칙이 사회에서 기본 공식이 될 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한결 더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자유와 평화와 사랑의 땅이 될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가족을 백신 접종 우선 순위에 두려는 연구 개발자에겐, 매 순간마다 영원까지 마지막 한 생명까지 제외시키지 않으려는 엄정한 마음이 깃들 것입니다. 그의 살아 있는 가슴에선 언제까지나 태양처럼 밝고 환한 진리의 양심이 깨어나서 비로소 온전한 사랑의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가슴의 체온을 유지하려는 연구자들의 양심은, 이 땅에서 책임감의 뿌리를 내리며, 사랑의 꽃을 피우는 고귀한 일을 수행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와 우리 사회가 목숨처럼 마지막 숨까지 지키기를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매일 아침이면 하루도 어김없이 365일 떠오르는 태양처럼, 이 추운 겨울날에도 우리들 심장의 체온이 항상 따뜻한 것 같이, 서로가 서로를 또 하나의 자기 자신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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