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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치악산 오르기

by 한종호 2020. 9. 6.

한희철의 얘기마을(76)


치악산 오르기


치악산에 올랐다가 탈진해서 내려왔다. 아무려면 어떠랴 했던 건강에 대한 과신이 문제였다. 아침 점심 모두 거른 빈속으로 치악은 무리였다. 그럭저럭 물도 떠 마시며 올라갈 땐 몰랐는데, 내려오는 길에 몸이 풀어지고 말았다. 같이 올라간 김기석 형과 손인화 아우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민망했다.



기대한 대로 마음이 텅 비기는커녕, 빈속엔 밥 생각이 가득했다. 그나마 형이 들려주는 신선한 이야기가 흐느적대는 몸을 지탱해 주었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과신의 어리석음과, 도전할 만한 정상을 스스로 포기한 채 살아가는 내 삶의 무력함을 절실히 깨달은 하루였다. 


-<얘기마을>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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