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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숨쉼

by 한종호 2020. 6. 21.

신동숙의 글밭(170)


숨쉼




숨을 쉰다

들숨 날숨


들숨의 채움으로

날숨의 비움으로


숨을 쉰다

거칠어지지 않게


걸음마다

평화의 고삐를 붙든다


날숨마다 살피어

몸이 붙든 힘을 풀어 주고


날숨마다 조금씩

애씀을 내려놓는다


그리하면

들숨은 저절로 깊어지는 것


멈칫 

길을 잃어도 좋아


처음처럼


숨을 쉰다

한 알의 몸으로


날숨을 더 오래 느긋하게

숨을 쉰다


느리고 고요한

숨은 쉼이 된다


씨앗처럼

먼 별처럼


내 어둡고 가난한 가슴에

한 알의 하늘숨을 품으며


숨을 쉰다

한 점 몸이 점점점 푸른 하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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