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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하루에 한 걸음 한 마음

생활은 불편해도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by 한종호 2020. 4. 17.
신동숙의 글밭(131)

생활은 불편해도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생활이 불편해졌습니다. 제 가까이 불편한 것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다는 것과 경제 활동과 만남이 수축된 일입니다. 그리고 멀리는 코로나19로 다른 나라들에선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땅에 묻히는 이들이 많다는 소식들로 마음이 아프고 불편합니다. 그리고 현 상황이 얼마나 장기화 될 지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과 이 시기가 지나가더래도 이후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마음을 무겁게 누릅니다. 이런 상황은 제 개인의 불편함을 넘어서 전세계인들의 생활이 다 함께 불편해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의 한 가운데서 더욱 빛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것들로 인해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한국의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시골 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건물들 틈새로 보이는, 부드러운 산능선과 너른 들녘과 실핏줄처럼 뻗은 물줄기들, 눈만 돌리면 산은 있는 모습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되는 나라. 전세계의 공장 생산 활동이 중단되거나 줄어들면서 유난히 맑은 맨얼굴을 드러낸 봄하늘은 가을에만 푸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올 봄에 피어난 꽃들은 모처럼 맘껏 맑은 숨을 쉬었구나 생각하니 늘 자연에 미안하던 마음 한 구석이 구름 걷히듯 순간 맑게 개이기도 하였습니다. 건물들이 빽빽한 보도블럭 틈새에서도 해맑게 피어나는 민들레와 제비꽃을 보면서, 척박한 땅 아프리카와 남인도인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위기 속에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고통 받고 있을 그들의 눈물이 이역만리 떨어진 제 마음까지 무겁게 누르는 것입니다. 지구인들은 모두가 하나의 태양과 하나의 하늘과 하나의 바다 그리고 바다 속 깊이 하나의 땅으로 연결되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이기 때문입니다. 저 멀리 있는 나라에 정부의 탐진치(욕심, 분노, 어리석음)가 든 몽둥이와 발길질로 속절없이 쓰러지고 제압을 받고 있는 불쌍한 국민들이 눈에 밟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있는 나라가 아름다운 것은, 제가 살고 있는 먼 변방에까지 다정한 사람의 온기처럼 느껴지는, 한국 현 정부의 개방성과 투명성입니다. 마치 숨 쉬기에 맑고 푸른 하늘 같아서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하루를 살다가 문득 팔꿈치 안쪽으로 눈물을 훔칠 만큼 고마운 마음이 제 안에 출렁이는 것입니다. 세월호 6주기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누구도 속절없이 보내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사실은,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제 안에서 이미 끊임없이 들려오던 소리였습니다. 한국의 현 정부가 국민들 한 사람의 손도 놓치 않으려 고된 노동의 길을 선택했구나 하는데서 오는 든든함과 고마움은 한국의 현 정부와 국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며 뿌듯한 마음입니다.

한국의 자연과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한결같은 모습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까지도 마음의 행복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투명성과 개방성으로 한결같이 신뢰와 믿음을 지켜 가고 있는 현 정부의 그 한 마음이 인간적으로 사무치도록 고마운 것입니다. 자연과 정치와 종교와 한 개인의 성장과 건강 지표가 곧 맑음의 투명성, 그리고 타인에 대한 열린 개방성임을 지혜로운 선현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얘기해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외신에선 한국의 문재인 정부를 두고, 지구를 지켜주어서 고맙다는 찬사와 지원 요청을 보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의 대응과 상황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지켜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전세계의 관제탑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일본도 발버둥을 치면서도 더는 부인하지 못할 엄연한 사실입니다. 세계 경제와 금융의 관제탑이던 미국에서도 진단키트 지원을 한국에 요청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트럼프 정부의 나약해 보이는 듯한 모습에선, 왜 저럴까 싶은 끝까지 견지하는 입장입니다. 평소에 경제와 문화와 국민 의식이 앞선 유럽의 각국들 프랑스, 독일, 영국, 이스라엘 정부 등도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모범으로 삼아 적절히 따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에 걸쳐진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한 생명과 국가와 지구를 살리는 것은 '누구도 속절없이 보내지 않겠다.'는 정책자의 그 한 마음이면 충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그 마음이야말로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처음이자 마지막까지 지켜야 하는 본질적인 마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정책자의 마음이 잃어버린 어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던 예수의 그 한 마음처럼 빛과 같다면, 아무리 불편한 땅도 마음만은 천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 눈으로 마음으로 확인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빕빕빕 안내 문자 소리가 빛빛빛으로 자가 번역되는 모습에 혼자서 실없는 웃음을 흘리기도 합니다.

하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 다소 불편하더래도 마음만은 행복할 수 있는 고마운 세상. 세계의 정상들이 거듭 한국의 정책자로부터 배우고 있는 것은, 어쩌면 그 한 마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정부와 국가의 유일한 존재 이유와 목적은, 국민의 한 사람도 져버리지 않겠다는 마음, 그 마음이 처음이자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정책자의 유일하고도 책임감 있는 마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한 사람의 중요성은 코로나19가 무섭도록 우리에게 상기 시켜주었습니다. 전세계를 뒤덮은 전염은 불과 몇 달 전의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에게 요구되는 개인의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취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사실입니다. 학창시절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 분량이 적어서 홀가분한 날의 기분처럼, 사실 한국 정부가 국민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뿐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정부는 지금껏 봉쇄령과 이동금지령을 내린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정책자들과 공무원들과 의료진들과 봉사자들의 발빠른 대응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빨리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와 여전히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제 주위를 둘러보면, 집 안에서는 핸드폰 좀 그만하라며 아이들과 티격태격하는 것 빼고는 너무나 평안합니다. 학생들에게는 학업의 부담도 없는 이 자유로운 시기에 핸드폰만 없다면 아이들의 창의성이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혼자서 해봅니다. 아이들은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다시 자더래도 일단은 아침 9시면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앉습니다. 초등학생은 10여 분 정도의 강의를 6개, 중학생은 그보다 좀 더 분량이 긴 강의를 9개 정도 듣습니다. 그 시간 동안은 엄마도 약간 숨통이 트입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활동과 성장과 수입은 줄었지만, 전세계의 경제가 수축되었음을 이제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틈틈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매 순간 흔들리면서도 제 스스로가 마음을 조율하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의 평안은 제 몸의 건강과 행복과 이웃과 나라와 지구를 지키는 위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봉쇄령도 이동 제한 명령도 없는 한국 정부의 자유로우면서도 책임감 있는, 자혜로운 방침 속에서 제 자신도 자칫 국가 비상 사태가 맞나 싶은 안일한 마음이 순간 들 정도입니다. 그럴 때면, 개방성과 투명성을 지켜 가고 있는 정부의 마음을 다시금 해처럼 떠올립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를 믿어주고 있구나 하는 마음도 듭니다. 저뿐만 아니라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으려는 우리들의 마음이 '마스크 쓰기'와 이번 21대 총선을 치르며 줄서기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도 거듭 서로가 확인을 하였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숨은 분들의 어진 마음에서 책임감 있는 사랑을 느낍니다. 고맙고 아름다운 마음들입니다. 자유로운 가운데 여전히 제 자신도 나 한 사람쯤이야 하는 가벼운 마음이 들려고 할 때마다 코로나19가 한 사람으로부터 전파되었다는 무거운 사실을 거듭 상기 시키려고 합니다.

눈만 돌리면 아름답고 고마운 엄마의 품 속 같은 한국의 자연입니다. 코로나19로 지구의 2차 산업 생산 공장이 멈추었더니 올해의 봄하늘은 유난히 푸르고 맑습니다. 오늘도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밥과 간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쉽게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대형 비닐봉투에 눌러 담으면서, 한편 죄를 짓는 마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결같은 자연은 이 봄을 구석구석까지 꽃동산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는 꽃이 진 자리마다 연둣빛 순이 푸릅니다. 묵묵히 아름다운 이 땅에서 어찌 나쁜 마음이 들 수 있을까 싶어서, 선한 이 땅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운 것입니다. 이 봄날에 법정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를 읽다가 더불어 나누고픈 구절이 있어서 올립니다.

'까비르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꽃을 보러 정원으로 가지 말라.
그대 몸 안에 꽃이 만발한 정원이 있다.
거기 연꽃 한 송이가 수천 개의 꽃잎을 안고 있다.
그 수천 개의 꽃잎 위에 앉으라.
수천 개의 그 꽃잎 위에 앉아서
정원 안팎으로 가득 피어 있는 아름다움을 보라.'

안으로 마음의 흐름을 살피는 일, 우리는 이것을 일과 삼아서 해야 한다. 모든 것이 최초의 한 생각에서 싹튼다. 이 최초의 한 생각을 지켜보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법정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 문학의 숲,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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