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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하루에 한 걸음 한 마음

하얀 목련이 어진 마음으로 피었습니다

by 한종호 2020. 3. 22.

신동숙의 글밭(117)


하얀 목련이 어진 마음으로 피었습니다


봄을 들이려고 창문을 열어두었습니다. 방바닥이 가루로 버석입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불청객 황사입니다. 황사가 방 안에까지 찾아오던 날, 마당에 돌담 위 하얀 목련은 최선의 모습으로 환하게 피었습니다. 


하얀 날개를 단 흰새처럼, 백의의 천사 간호사들의 하얀 마스크처럼, 뛰어 다니는 국립검역원들의 흰방역복 날개처럼, 숨 돌릴 틈 없이 코로나 반응 검사를 하는 의료진들의 김 서린 하얀 땀방울처럼, 흰 꽃등처럼 하얗게 피었습니다.






머리가 하얀 할머니는 목련이 기침에 좋다며, 목련꽃이 피는 내내 꽃잎처럼 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목련꽃 봉오리와 목련 꽃잎을 차로 마시면 목이 환하게 시원해진다고도 합니다.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시는 모든 분들에게, 기침에 좋다는 하얀 목련의 순결한 마음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하얀 방역복 안에서 온몸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처럼 눈물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그대들의 하얀 마음들이 하얀 목련꽃입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하얀 마스크 안에서 환히 피어나는 하얀 땀과 애정 어린 눈물과 어진 미소가 이 세상에서 가장 환한 꽃인 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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