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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부드러움이 거침을 이긴다

by 한종호 2019. 8. 26.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69)

 

부드러움이 거침을 이긴다

 

모처럼 비와 여러 날 친했다. 마음이 가문 탓인지 시간을 잊고 비와 친한 것은 오랜만의 일이었다. 빗소리도 실컷 들었고, 빗방울도 실컷 보았고, 빗속을 실컷 달리기도 했다. 저 아랫녘에서는 적잖은 비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잠을 자다가 창밖으로 듣는 빗소리는 얼마나 평화로웠는지.

 

 

 

 

비 그치고 쏟아지는 햇살은 세수를 마치고 웃는 아이의 웃음 같다. 해맑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표정으로 말해준다.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어디에서 비를 피했던 것일까, 잠자리가 난다. 쏟아진 빗방울이 잠을 깨운 것일까, 저리도 가볍게 저리도 자유롭게 잠자리가 난다. 

 

유약은 삶의 속성이요 견강은 죽음의 속성, 부드러움이 거침을 이긴다. 비 온 뒤 자유로운 비행으로 잠자리가 들려주는 경전을 경건함으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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