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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같은 질문, 다른 대답

by 한종호 2019. 7. 31.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06)

 

같은 질문, 다른 대답

 

새벽예배 시간에 읽고 있는 마가복음 10장에는 두 개의 같은 질문이 나온다.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두 제자에게 한 것(36절)이고, 두 번째 질문은 바디매오에게 한 것(51절)이다.

 

질문은 같았지만 대답은 달랐다. 제자들은 자리를 구했다.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해 달라(37절)고 구했다. 높은 자리, 좋은 자리,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자리를 구했다.

 

 

 


 

 

바디매오는 달랐다. “보기를 원합니다.”(51절) 바디매오는 맹인이었고, 거지였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연명하던 사람이었다.

 

명색이 제자인 이들은 ‘높은 자리’를 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보잘 없는 바디매오는 ‘눈을 뜨는 것’을 구한다. 제자들은 ‘세속적인 것’을 구하고, 맹인 거지는 ‘영적’인 것을 구한다. 제자들은 세상에서 구할 것을 예수님께 구하고, 바디매오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것을 예수님께 구한다. 제자들은 제자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겐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고, 바디매오는 맹인이자 거지이기 때문에 자기에겐 어떤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이 땅의 교회와 교인들이 예수님과 가깝다는 이유로 온갖 세속적인 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구할 수 있는 권리나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럼으로써 오히려 믿음의 맹인 비렁뱅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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