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안식일(2)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5)

  유대인의 안식일(2)

 

주후 70년에 제2성전이 파괴된 후 처음 3세기 동안 랍비들은 구약 성경을 기초로 안식일에 관한 법을 정리하며 두 가지 중요한 원칙을 정하였다.

첫째로, 안식일의 불 사용에 관련된 조항과 안식일에 얼마나 활동할 수 있는가 하는 행동 범위에 관한 조항이다. 안식일의 불 사용에 관한 규제 조항은 출애굽기 353절에 나타난다. “안식일에는 너희 모든 처소에서 불도 피우지 말지니라를 어떻게 해석 할 것인가? 랍비들은 이 구절을, 샤밧이 시작되기 전인 금요일 해지기 전에 피운 불은 샤밧이 끝나는 토요일 해지기 전까지는 그대로 피워 놓아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안식일 전에 피운 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규정을 어기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즉 안식일이라는 특정 시간 안에서만 새로 불을 피우지 않으면 된다는 유권 해석을 내린 것이다. 오늘날 이스라엘에서는 안식일이 되기 전에 필요한 불을 미리 피우거나 켜 놓고, 안식일이 끝나기 전까지는 끄지 않는다. 샤밧 촛불도 미리 켜 놓고 안식일이 끝나기까지 끄지 않는다. 병원이나 회사 공공건물들도 마찬가지다. 만일 안식일에 불을 쓰거나 켜지 못한다면 샤밧은 완전히 어둠 속에서 지내야 할 것이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 공급하는 모든 장비도 전기로 작동되는 것은 다 꺼야 할 것이다. 그때에 오게 될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샤밧이 되기 전에 병원이나 기타 공장 등의 최소한의 필요한 장비들은 미리 전기를 켜놓고 안식일이 지나기까지 끄지 않는다.



성전 파괴와 안식일 법의 정비

안식일의 활동 규제에 관한 법조항은 출애굽기 1629절에 나타난다. “너희는 각기 처소에 있고 제 칠 일에는 아무도 그 처소에서 나오지 말지니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한글 개역의 처소라고 번역된 히브리 성경의 마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문제이다. 개역 성경에는 처소라고 번역되었고, 대부분의 영어 성경에는 장소라고 번역되었다.

그렇다면 본문에서 말하는 장소 혹은 처소는 어느 장소(처소)를 가리키는 가? 자기 집을 가리키는 말인가? 아니면 자기가 사는 동네를 말하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무엇인가? 만일 본문에 나오는 장소를 자기의 집이라고 규정한다면 안식일에 집에서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집을 나오는 순간 안식일 법을 어기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 장소를 동네라고 규정한다면 동네를 떠나서는 안 될 것이다. 랍비들은 이 구절의 마콤(장소)동네또는 마을로 해석하였다. 이로써 같은 동네에 있는 친구를 방문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회당에 나가 예배할 수도 있게 되었다.

둘째로, 안식일에는 일하면 안 되는데 과연 어떤 것을 일이라고 규정하는가가 문제였다. 랍비들은, 광야에서 사용하는 성막을 짓는 데 필요했었던 모든 활동을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같은 근거에서 랍비들은 샤밧에 해서는 안 될 39가지의 금지 조항들을 정하였고, 그 일들은 쟁기질, 씨 뿌리기, 추수, 추수단 묶기, 타작, 도리개질, 곡식 씻기, 제질, 방아질, 반죽, 빵 굽기, 양털 깎기, 표백, 재료 배함, 염색, 샐 뽑기, 베틀에 실 얹기, 방적, 천짜기, 다 된 물건 치우기, 매듭짓기, 매듭 풀기, 찢기, 바느질, 덫 놓기, 도살, 껍질이나 가죽 벗기기, 무두질(가죽 이기기), 긁기, 포시하기, 모양대로 자르기, 쓰기, 지우기, 짓기, 무너뜨리기, 불붙이기, 불끄기, 망치질, 공공장소에서의 운반 행위 등 39가지이다. 이러한 39가지의 금지된 사항 외에도 이와 유사한 일은 어떤 일이든지 모두 금지된다.

안식일 준비

유대의 전승은 샤밧이 오는 것을 여왕이 방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한다. 유대 문헌에 의하면, 심지어 중세기까지도 이스라엘의 싸훼드에 살던 유대인들은 금요일 오후가 되면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해질 무렵 동네 어귀까지 나가 샤밧의 여왕을 맞이하곤 했다. 귀한 손님이 방문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유대인들은 여왕을 맞을 때에 준하여 모든 것을 준비한다.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샤밧의 여왕에 대한 전승을 넘어서서 하나님이 유대 가정에 내리신 명령이다. 랍비들에 의하면, 샤밧을 잘 준비하는 것은 십계명의 명령이다. 출애굽기 208절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고 명령한다. 이 구절에는 두 가지 명령이 있다. 하나는 기억하라는 명령이고 또 하나는 지키라는 명령이다. 왜 단순히 지키라고만 하지 않고 기억하라는 명령을 먼저 하였을까? 랍비들은 기억하라는 명령을 준비하라는 명령으로 해석한다. 기억하는 일이 외적으로 나타난 것이 곧 준비이기 때문이다.

유대인 주부들은 금요일 오전이 되면 집안 청소를 시작으로 샤밧을 준비한다. 미리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며, 샤밧 빵을 굽는 등 샤밧에 먹을 음식을 준비한다. 가능하면 모든 가족이 샤밧을 준비하는 일에 참여하도록 한다. 금요일 오전에 예루살렘의 마하네이 예후다 시장에 가면 그곳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의 60-70퍼센트가 성인 남자들인 것을 볼 수 있다. 유대의 남편들은 매우 가정적이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주부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샤밧 테이블에 장식할 꽃을 선택하게 한다. 깨끗한 사각보로 식탁을 단장하고 샤밧만을 위해 준비된 가장 귀한 그릇들을 꺼낸다. 옷은 새 옷이나 가장 깨끗한 옷을 입는다. 탈무드에서는, 남자는 셔츠, 여자는 블라우스를 입도록 권장한다. 보통은 깨끗한 흰색 옷을 입는다.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식탁을 아름다운 촛대와 꽃, 깨끗한 식탁보와 훌륭한 그릇들로 장식하고, 하얗고 깨끗한 옷을 입고 나면, 샤밧의 여왕을 맞을 준비가 끝난다. 탈무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샤밧은 여왕의 오심입니다. 그분이 오시면 비천한 가정집도 궁전으로 변합니다.”

샤밧이 준비된 유대인의 가정은 아무리 가난하고 비천한 집이라 할지라도 평화가 흐르며, 축복이 넘치는 궁전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여왕이 있는 곳이 곧 궁전이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샤밧이 되기 직전에 가족들은 구제함(푸슈케)에 구제금(쩨다카)을 넣는다. 유대인들은 매주 샤밧 때마다 구제함에 구제금을 넣는다. 이를 통하여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구제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구제함이 다 채워지면 가족 회의를 열어 구제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유대인들은 다른 사람을 돕는 마음으로 샤밧을 맞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자세로 샤밧을 맞이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일이라고 믿는다.

이때 어떤 유대인들은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기도문을 미리 작성하여 낭송한다. 또는 자기가 쓴 것은 아닐지라도 아름다운 종교시를 준비하여 낭송하기도 한다. 어떤 가정들은 다음과 같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샤밧이 시작되기 전, 식구들이 식탁 주위에 모여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지난주에 자기에게 있었던 좋은 일을 나눈다. 이때 문구의 시작은 다음과 같이 한다. “이번 주에 저에게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가작의 일을 나누며 식구들은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며 그들이 하나인 것을 확인하게 된다.

 

최명덕/건국대학교 교수, 조치원성결교회 목사

'최명덕의 '유대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대인의 안식일(4)  (0) 2015.02.22
유대인의 안식일(3)  (0) 2015.02.12
유대인의 안식일(2)  (0) 2015.01.30
유대인의 안식일(1)  (0) 2015.01.22
유대인의 신년(3)  (0) 2015.01.14
유대인의 신년(2)  (0) 2015.01.06
posted by